두근거리는 한정판, 반가운 스페셜 에디션 – 글로 폴러 에디션 리뷰

춥다. 추워도 너무 춥다. 겨울이야 추운 게 당연하지만 이번 겨울은 유독 춥다. 입김이 담배 연기처럼 내뿜어진다. 담배를 피우면 입김인지, 담배 연기인지 모를 정도. 당연히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는 줄 알았는데 입김일 때도 있다.

그런데 담배 피우러 밖에 나가기 춥다. 요즘 추워서 밖으로 못 나가도, 피우는 담배는 요즘 잘 나가는 궐련형 전자담배인데 그냥 안에서 피우면 안 될까? 안 된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담배니까 밖으로 나가야 한다. 하지만 밖은 춥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ritish American Tobacco)가 추운 겨울을 맞아 글로(glo) 한정판을 출시했다. 이름은 글로 폴러 에디션. 글로의 첫 번째 한정판이라고 한다. 폴러라고 해서 뭔가 했더니 Polar였다. 북극을 의미하는 그 Polar. 그런데 이거 폴라 아니었나? 원어민 발음을 들어보니 폴러가 맞다. 추운 겨울다운 이름. 이름 하나는 잘 지었다. 그래도 북극이라니. 북극만큼 춥다. 글로 폴러 에디션을 들고 있는 지금도 춥다.
명실상부 궐련형 전자담배 천하다. 2017년 6월, 필립 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출시됐고, 8월에는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의 글로가 출시됐으며, 뒤를 이어 11월에 KT&G의 릴까지 출시됐다. 출시 순서가 이렇다는 것뿐. 3파전을 펼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중 어떤 게 더 좋다는 건 의미가 없다. 흡연자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정판이라는 것과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건 언제나 두근거리고 반갑다. 다만 출시 시기가 조금 아쉽긴 하다. 글로 폴러 에디션의 출시일은 지난 1월 30일. 한창 추울 때 나온 건 맞지만 좀 더 일찍 나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예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도 괜찮았을 것 같다. KT&G 릴에게 양보한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번 겨울이 더 길어진다면, 추위가 더 오래간다면, 이게 다 글로 폴러 에디션 때문이다.
패키지를 보자
구석구석 일반형 패키지와 비교되는 부분이 많다. 일반형 패키지의 경우 전체에 미세한 동심원이 그려져 있었다. 욕구를 참고 있는 흡연자의 심리 상태를 표현한 걸까? advanced heat technology가 얕잡아 볼 기술은 아니지만 윗면에 이어 양 옆구리까지 3군데에 큼직하게 쓰여있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았던 건지 살짝 정신이 사나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반면 글로 폴러 에디션의 패키지는 차분하다. 밤새 내린 눈이 아무도 밟지 않고 곱게 쌓여있는 듯한 모습. 그야말로 욕구를 잠재운 흡연자의 기분이리라. 은은하게 보일 듯 말 듯 새겨진 로고가 마음에 든다. 폴러 에디션 이름도 딱 2군데만. 그것도 작게 쓰여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이제는 글로가 어떤 궐련형 전자담배인지 다 알기 때문에 굳이 주저리주저리 얘기할 필요가 없겠지.
글로의 포인트는 오렌지 컬러다. 패키지부터 로고의 ‘O’까지 온통 오렌지. 공식 홈페이지에도 온통 오렌지. 재밌게도 정작 히팅 디바이스에서는 오렌지 컬러를 찾아볼 수 없다. 글로 폴러 에디션 패키지에서도 오렌지는 0%. 아무리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이라도 이러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디자인 콘셉트를 패키지에도 지켜온 건 충분히 칭찬할 만 하다.

패키지 전체는 매트한 화이트 컬러. 로고의 ‘O’는 매트한 블랙 컬러. 기본형 패키지의 ‘O’는 번쩍번쩍 오렌지 컬러라서 히팅 디바이스 역시 메탈 느낌이었는데, 글로 폴러 에디션은 어떨까? 혹시…?
패키지를 열자
비로소 정체를 드러낸 글로 폴러 에디션의 히팅 디바이스. 그런데 유광? 아니다. 보호 필름이다. 안심하자. 아래쪽에 들어있는 구성품은 일반형 패키지와 동일하다. 매뉴얼와 보증서 그리고 USB 케이블과 청소용 솔이다.
글로 폴러 에디션을 의미하는 작은 찌라시도 들어있다. 겨울의 계절에서 영감을 받았고, 겨울의 마법과 신비로움을 디자인에 담아내, 눈과 얼음의 차갑고도 상쾌한 기운을 표현했다고 한다. 글로 폴러 에디션을 글로만 보니 뭔가 엄청나 보인다. 여름에도 스페셜 에디션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글로 폴러 에디션 패키지와 히팅 디바이스의 콘셉트는 차갑고도 상쾌한 겨울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네오스틱도 기존 3종과 새로운 3종 중 5종이 멘솔 류인데, 차갑고도 상쾌한 멘솔을 선호한다면 글로 폴러 에디션은 필구매각이다.
히팅 디바이스를 보자
보호 필름을 벗기면 히팅 디바이스의 뽀얀 속살을 드러낸다. 오호, 이거 봐라. 손끝에 닿는 느낌이 너무 좋다. 뽀드득뽀드득 잔뜩 쌓인 눈을 밟은 느낌이랄까? 눈이 내린 직후에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갈 때 발 밑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을 글로 폴러 에디션에서 느낄 수 있다니.
매트한 화이트 컬러의 존재감은 생각보다 크다. 일반형 글로의 경우 하필 샤오미 보조배터리와 동일한 재질이라 뭉툭한 생김새와 함께 보조배터리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글로 폴러 에디션에서는 보조배터리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전동칫솔이라고 할까? 어차피 입에 들어가는 건 비슷하니.
심지어 뽀드득거리는 듯하면서도 부드럽기까지 한 느낌은 버튼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자주 누르는 버튼이라 오랫동안 사용했을 때 왠지 번들거리거나 지금의 느낌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일단 지금은 좋다.

버튼이 패키지 로고의 ‘O’처럼 매트한 블랙 컬러인 점도 좋다. 아래쪽 glo에 정신없는 동심원이 빠진 것도, 블랙 컬러로만 심플하게 쓰여있는 것도 좋다. 청소용 마개와 USB 충전단자가 있는 바닥까지 포함해 전체적으로 블랙&화이트 컬러인데, 진리의 조합, 블랙&화이트가 실패할 리 없다.
상단 커버는 바디와 동일한 느낌의 화이트 컬러. 기존 실버 컬러로 통일했던 것보다는 스페셜 에디션 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네오스틱 삽입구 주변에 정신없는 동심원은 왜 그대로 남겨놨을까? 별생각 없던 플라스틱 재질도 왠지 고급스러움이 덜해 보인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글로 폴러 에디션의 배터리는 기존 3400mAh 또는 3200mAh가 아닌 2900mAh다. 글로는 한번 충전으로 약 30개비 연사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글로 폴러 에디션은 조금 적은 약 27개비 연사가 가능한가 보다.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이니 아껴서 사용하라는 이유일까? 어차피 30개비든 27개비든 큰 차이가 없고, 이 정도로 담배를 연속으로 피운다는 건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배터리 용량이 적어진 건 아쉽다.
네오스틱을 피우자
사용법은 이제는 누구나 알 테니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읊어보자. 상단 커버를 열고 기다란 네오스틱을 꽂은 후, 버튼을 3초 정도 꾹 눌러주면 폴러 에디션이 몸을 부르르 떤다. 약 40초 정도 폴러 에디션 가슴에 달린 아크 원자로에 불빛이 깜박이는 걸 다소 지루하게 보고 있으면 다시 몸을 부르르 떤다. 이제 담배를 즐길 차례. 6종에 이르는 네오스틱을 취향대로 즐기다 보면 조금 짧은 듯한 약 3분 10초 후 마지막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불빛으로 시그널까지 보낸다. 그러고는 약 3분 30초에 완전히 꺼져 버린다.
일반 담배 또는 아이코스와 달리 손가락 사이에 끼워 피울 수 없고 히팅 디바이스를 쥐고 있는 주먹을 입에 가져다 대는 건 살짝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버튼 하나로 모든 게 가능한 것은 글로의 가장 큰 특징. 담배와 라이터만 있으면 됐던 것처럼 히팅 디바이스와 네오스틱만 달랑 있으면 된다.
줄담배를 피울 수 있는 점도 글로의 특징. 가끔 1개비로 충족되지 않을 때 글로만 한 게 없다. 글로의 흡연 시간은 조금 짧은 편이지만 연사로 이를 커버한다. 청소가 그리 번거롭지 않은 것도 글로의 특징. 아이코스 사용자라면 공감할 것이다. 찌꺼기가 눈에 보이는 게 얼마나 짜증 나는 건지를. 그 찌꺼기가 잘 떨어져 나가지 않는 게 얼마나 짜증 나는 건지를. 반면 글로는 위아래로 몇 차례 쑤셔주기만 하면 된다. 안쪽이 얼마나 깨끗한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지만 청소가 간편한 건 사실.
네오스틱을 고르자
글로 전용 네오스틱은 6가지. 먼저 출시된 브라이트 토바코와 프레쉬 믹스, 제스트 믹스가 있고,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루비 프레쉬, 퍼플 프레쉬, 스무스 프레쉬가 있다.

우선 브라이트 토바코는 가장 기본적인 담배 맛이다. 프레쉬 믹스는 기본적인 멘솔. 제스트 믹스는 살짝 시트러스 향이 나는 멘솔 맛이다.
다음 루비 프레쉬는 살짝 체리 향이 나는 멘솔의 빨간 맛. 퍼플 프레쉬는 살짝 포도 향이 나는 멘솔. 마지막 스무스 프레쉬는 프레쉬 믹스보다 약한 멘솔로 이름처럼 스무스한 멘솔 맛이다.
담배의 맛과 향이야 사람마다 선호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어떤 네오스틱이 좋다, 또는 히츠나 핏보다 좋거나 나쁘다는 건 의미가 없다. 하지만 네오스틱의 종류는 히츠(5종)와 핏(2종)에 비해 가장 많은 건 사실. 물론 아이코스 사용자는 핏을, 릴 사용자는 히츠를 피울 수 있긴 하나 글로 사용자는 굳이 그럴 필요 없다.
담배, 끊을 수 있을까?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건 없던 제품이 나왔다는 호기심도 있었지만, 언젠가 담배를 끊겠다는 이유로 냄새도 덜하고 몸에도 덜 나쁘다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택한 것.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한지 6개월 남짓 지난 지금, 일반 담배가 궐련형 전자담배로 대체됐을 뿐이다.

과연 담배, 아니 궐련형 전자담배를 끊을 수 있을까? 항상 생각은 하고 있지만, 글로 폴러 에디션을 접하게 되면서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네오스틱을 빨아 삼키는 기분 말고도 글로 폴러 에디션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느낌이 너무나 만족스럽기 때문. 추운 겨울에 태어난 글로 폴러 에디션. 추위는 반갑지 않지만, 글로 폴러 에디션 격하게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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