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가제트집게'로 휴게실 과자를 훔치다

두 눈이 감기는 평일 오후 2시, 열혈 업무를 하던 에디터는 우연히 흥미로운 광고를 접했다. 내 팔을 만능 가제트 팔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만능 집게만 있으면 벽돌을 들어 올리고, 동전도 집고, 플래시가 있어 어두운 곳에서 물건을 꺼낼 수 있다니, 실수투성이인 에디터도 만능 직장인으로 만들어 줄 것만 같다. 

장례식장에서 신발을 정리하는 그것과 똑같은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도 과감하게 매직핸드를 질렀다. "나와라 가제트 만능 팔!"을 외치면 하다못해 옆자리 동료의 책상에 놓인 신상 과자를 훔칠 수도 있지 않는가.
뚜둥. 며칠 후 매직핸드가 회사로 도착했다. 몸집에 비해 커다란 박스에 덩그러니 담겨 왔다.
나 노는 거 아니당. 일한당.
다소 허접한 박스 테이핑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일단 박스를 북북 뜯었다. 나와라 만능 가제트 팔!
만능 가제트 집게는 접이식이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어서 보관이 용이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접이식이 그렇듯 꺾인 나뭇가지처럼 부실해 보였다. 광고에서는 벽돌도 들어올릴 수 있다고 했지만 아무리 봐도 연약한 이미지다. 
접히는 부분에 위치한 파란 버튼을 누르고 접었다 폈다 하면 된다. 처음에 뻑뻑해서 그런지 안 펴져서 한참을 만지작댔다.
큰 도움을 준 영문 설명서. 대충 훑어 내려갔지만 크게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작동법이 간단해서 설명서가 꼭 필요하진 않다. 집게를 접었다 폈다만 할 수 있으면 된다. 

가제트 형사처럼 완벽한 만능팔은 될 수 없겠지만 집게 부분에 LED 조명과 자석이 달려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자잘한 클립도 꺼낼 수 있다고.
처음 집게를 쥐었다 편 순간, 불안이 밀려왔다. 집게가 움직이는게 영 시원찮았기 때문이다. 늘 멍충미를 뽐내는 가제트 형사를 닮은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만화 '형사 가제트'에서 가제트 형사는 매번 이상한 실수를 하지 않나. 필요 없는 도구를 꺼낸다거나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그래도 써봤다
집게를 사용해보려고 휴게실로 향했다. 첫 번째 미션은 찬장에 든 과자 꺼내기. 집게 크기 때문에 집게 폭을 넘는 커다란 물건은 집지 못한다. 찬장 맨 아래 칸의 핫초코 박스도 꺼낼 수 없다. 하지만 과자 꺼내기는 성공했다. (에디터가 과자를 점령했다!)
다음은 동전 줍기. 회사에서 동전 주울 일이 있겠냐마는 상품 소개란에 동전을 집을 수 있다고 해서 도전했다. 

하지만 동전 집기는 쉽지 않았다. 잡으면 툭 떨어지고, 잡았다 싶으면 미끄러지고, 밀당의 귀재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동전 줍기를 성공했다. 참고로 100원짜리보다는 더 커다란 500원짜리가 잘 잡힌다. 하지만 동전은 그냥 손으로 줍자.
마지막 종이컵 수거함 들어 올리기. 그냥 해봤는데 이 기다랗고 무거운 종이컵 수거함이 올라가더라. 집게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사용자의 힘에 따라 집게의 능력치는 천차만별일 거다.
(한줄 평)
다시 들어가라, 만능 가제트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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