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털어보자] 유리병 속 수삼의 유혹

바야흐로 겨울, 추위가 지긋지긋하게도 가시질 않는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늘 즐겨 먹던 에스프레소를 멀리하고 생강차, 대추차, 쌍화차 등 온갖 건강차를 다 마셨지만 결국 코찔찔이가 되고 말았다.
콧물이 멎을 무렵 우연히 편의점에서 본 <고려인삼 수삼 한 뿌리>. 여태까지 편의점에 다니면서 뭔가 뿌리가 든 음료를 파는 건 처음 봤다. 뭐 이런 게 다 있담? 분명 이걸 사러 편의점에 온 게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손이 갔다.

평소 같으면 절대 돈 주고 사지 않을 음료.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a형 독감과 b형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어 한 사람이 두 가지 독감에 모두 걸릴 수 있다. 고로 콧물감기가 다 나아가는 에디터가 독감에도 걸릴 수도 있다는 거다. 그런 일은 naver...☆ 일어나선 안 된다.
삑- 편의점 판매가 3000원. 박카스의 4배를 넘는 가격에 망설였지만 구매했다. 용기 너머로 보이는 수삼(말리지 않은 인삼) 때문이다. 자꾸 흘러내리는 콧물이 앞을 가려서인지 산삼도 아닌 수삼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제품 속에 수삼은 음용 후 씹어 드십시오.’ 음용방법을 친절하게 적어 넣은 판매자의 센스도 돋보였다. 에디터, 철도 씹어 먹는 젊음을 잃었는지 건강에 좋아 보이면 뭐든 먹고 싶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 쌉싸름한 맛을 예상하며 한 모금 삼켰지만 이게 웬걸, 쓴 맛 대신 달콤함이 가득하다. 이래가지고 건강하겠나(?)... 한파에 예민해진 에디터는 입에 쓴 약을 기대해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맛있으니까 만족! 

음료를 꿀꺽꿀꺽 다 마시고 나니 하이라이트인 수삼만 남았다. 어서 꺼내 먹어야 하는데 음료병 입구가 좁다. 유리병을 거꾸로 뒤집어도 수삼 머리만 빼꼼 나왔을 뿐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두루미보단 여우에 가까운 에디터가 먹기에는 힘든 수삼이다. 난감했지만 일단 손가락을 써보기로 했다. 다시 병을 거꾸로 뒤집은 다음 살짝 나온 수삼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긴 끝에 수삼 꺼내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성취의 기쁨도 잠시, 우아함은 유지할 수 없었다.
세상 밖으로 나온 수삼의 자태는 다소 빈약했다. 겨울이라 그런지 추워 보여 이불이라도 덮어주고 싶다. 하지만 동정도 잠시, 건강을 위해 수삼을 베어 물었다.
물컹물컹한 식감의 수삼에게서 별다른 맛이 느껴지진 않았다. 과연 이걸 먹고 더 건강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음용 후 한동안 몸이 뜨끈뜨끈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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