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뮤다 토스터기, 죽은 빵도 살려낼까?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발뮤다 토스터기’ 선생. 인테리어 소품 뺨치는 디자인과 놀라운 빵 굽기 실력을 지녔지만 단점은 단연 가격. 사악하게도 30만 원 정도다. 웬만한 자타 공인 빵순이·빵돌이도 ‘내가 과연 빵을 30만 원어치 값지게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이 가격에도 찬양이 멈추지 않는 걸까, 궁금증이 더해졌다. 집에서 나름 빵 좀 굽는다는 토스터기도 2~3만 원이면 살 수 있는데. 그래서 구워봤다. 죽은, 아니 죽임당한(?) 식빵도 과연 살릴 수 있는지 궁금해서.
타이머. 식빵은 2.5~3.5분.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토스터기 윗면에 빵 종류에 따른 조리시간을 적어뒀으니 보고 돌리면 된다. 쁘띠한 에스프레소잔처럼 생긴 검은색 계량컵에 3cc 혹은 5cc 물을 담아 상단 급수구에 붓고 문을 닫은 다음 빵 굽기 모드와 타이머를 설정하면 끝이다.


과연 죽은 빵도 살아날까
실험을 위해 식빵을 괴롭혀야만 했다. 반나절 동안 공기 중에 노출시키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시 상온에 뒀다. 계속된 고문에 지쳤는지 식빵의 피부가 거칠어지고 가장자리가 딱딱해졌다. 빵 봉지 안에 있던 다른 식빵과 달리 고문당해 찌그러지고 말았다.
과연 죽은 식빵의 맛은 어떨까. 토스터기에 넣고 3분간 돌린 뒤 마주한 식빵의 비주얼은 합격점. 초라한 티를 벗고 바삭하게 구워진 식빵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런데 이런, 예상과 달리 맛도 좋고 촉촉하다. 심폐 소생에 성공한 것이다. 조리 전에 물 3cc를 넣고 구워서 수분이 재충전된 것 같다. 하루 밖에 내놓은 식빵인지 아닌지 모를 맛이다.


일반 토스터기 vs 발뮤다
빼꼼
비교를 위해 에디터의 자식 같은 토스터기를 데려왔다. 내 새끼! 굽기도 1~7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고 발뮤다처럼 차가운 빵도 데워준다. 함께한 세월 때문인지 리뷰 때문에 이 아이를 욕 먹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조금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궁금하니 어쩔 수 없지, 내 새끼와 발뮤다 토스터기에 똑같은 식빵을 넣고 동시에 구웠다.
바삭한 토스트가 먹고 싶어서 내 토스트기는 온도 4, 발뮤다는 3.5로 맞췄다. 3~4분이 지나자 두 토스트기의 조리가 모두 끝났다.
앞면과 뒷면. 오른쪽이 발뮤다 토스터기로 구운 빵이다
비주얼은 비슷했지만 맛은 좀 달랐다. 아무래도 발뮤다 토스터기로 구운 빵이 더 촉촉하다. 물 3cc가 스팀으로 바뀌면서 수분이 유지됐다. 듣던 대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하긴, 죽은 식빵도 살려준 발뮤다 이즈 뭔들.

바삭한 식감을 좋아한다면 내 새끼(?)로 구워 먹는 걸로도 충분하다. 바싹 구운 빵 좋아하는 사람 바로 나야나 나야나! 하지만 발뮤다 토스터기는 오븐 기능(클래식 모드)도 갖추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큰 오븐만이야 못하겠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요즘에야 이 정도 크기이면 충분하다.


그냥 식빵만 먹기 아쉬워 촉촉한 식감이 아쉬워 무염버터도 발라 구웠다. 촉촉한 식빵에 촉촉한 버터가 더해져 이중 촉촉이 완성됐다. 으으, 맛있어.

발뮤다 토스터기, 토스터기인데 오븐 기능도 갖춘 데다 인테리어용으로도 딱이다. 이보다 완벽할 순 없다. 하지만 가격이 가격인 만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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