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연재게시판)

    이사를 했다. 새롭게 만난 6평의 작은 곳을 어떻게 채색할지 고민하는 시간은 한동안 행복했다. 햇빛이 살랑 비치는 창가의 바 테이블에서 커피 한 모금에 책 한 페이지를 읽어 내려가는 상상을 하고, 커다란 화분 옆 전신 거울에서 새로 산 옷을 몸에 대어보며 출근을 준비하는 모습을 그렸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 가구를 하나씩 쇼핑하는 동안 나만의 공간에 대한 행복한 상상은 점점 가구에 대한 소유욕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지식과 감성의 세계로 안내할 바 테이블이 어느새 그저 예쁜 책상을 갖고 싶은 마음으로 변모하는 방법으로.



    최인철이 지은 「프레임」에서는 소비와 연관된 소유 프레임과 경험 프레임을 접할 수 있다. 소유 프레임은 말 그대로 ‘소유' 그 자체가 목적인 소비고, 경험 프레임은 구매할 물건을 통해 경험할 새로운 세계에 주목하는 소비다.


    「프레임」에서는 소비 프레임과 경험 프레임과 관련해 다음의 연구를 소개한다. 사회심리학자인 밴 보벤(Van Boven)이 이끄는 연구팀의 조사 결과다. 가정 경제에 대한 의견 조사의 말미에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소유' 자체를 목적으로 구매했던 물건과 ‘경험'을 목적으로 구매했던 물건을 한 가지씩 고르게 했다. 그 다음엔 그 두 물건 중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든 물건이 무엇인지 선택하게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전체 응답자 중 57%가 경험을 위한 구매가 스스로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답했고, 소유를 위한 구매를 선택한 이들은 34%에 불과했다. 물질의 소유보다 새로운 세계의 경험이 삶에 대한 더 큰 만족을 안긴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연구다.


    다시 나만의 공간에서 펼쳐질 하루를 상상했다. 남들이 가진 것보다 비싸고 예쁘지는 않지만 때로는 상상의 아름다움을, 때로는 현실의 각박함을 알려줄 테이블을 그렸다. 행거가 달려 있어 이중 기능을 할 수 있는 전신 거울은 아니지만 소중한 밥벌이 현장으로 나설 나의 마지막을 비춰보는 거울을 간접적이나마 경험했다.


    6평이란 작은 원룸을 어떻게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까. 소유냐, 경험이냐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