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연재게시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혼밥]
    혼자 먹는 밥.

    초등학생 방학기간, 엄마 아빠는 돈 벌러 나갔고 오빠놈은 맨날 공 차러 나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나는 점심에 일어나 거실 한가운데에 누워 애니메이션을 봤다. 혹시 EBS에서 방영한 <용용나라로 떠나요>를 아는지. 내 기준 포켓몬, 디지몬 급의 최애 티브이 프로였는데 이걸 안다면 우린 동년배다.

    용용이를 보다 배가 고파지면 엄마가 미리 차려놓은 밥을 먹었다. 계란말이에 순두부찌개, 진미채, 전부 맘에 쏙 드는 메뉴였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집에서 먹는 혼밥은 아무렇지 않다. 늘 겸상하기 싫은 오빠를 따돌리고 혼자 먹는 엽떡도 치킨도 다 맛있다.

    혼밥이 불편해진 건 '야외 혼밥'을 한 중학생 때부터다. 학원 때문에 시간이 어중간하게 뜨는 날이면 혼밥을 해야 했는데 한 가지가 걸렸다.

    '어떤 애가 내가 혼자 밥 먹는 걸 보면 어떡하지?
    김 군이 지나가다 날 보면 어쩌냐고!'

    사실 김 군 얘기는 뻥이다. 여중여고였으니까.(왼쪽 팔로 눈물을 닦는다) 하여튼 친구들과 있을 때는 잘만 들어가던 분식집인데 혼자 갈 땐 머쓱타드가 됐다.

    아직도 야외 혼밥을 할 땐 땅굴을 판다. 나는야 두더지. 식당 가장 구석자리를 찾는다. 식당 한가운데에 앉을 때도 있다. 물론 '왜 자꾸 남의 눈치를 보냐 바보야!', '그냥 밥 먹는데 집중하자. 넌 어른이야'... 등 온갖 고민을 하고 나서다. 페이스북의 수장 마크 저커버그는 의사결정할 일을 줄이기 위해 매일 회색 티만 입는다는데...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성되고. 있습니다.)

    출처= 트위터 @CARROT_0324

    밥은 밥일 뿐, 혼자 먹는다고 너무 머쓱해할 필욘 없다. 그냥 대충 살자, 멋쟁이 김동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