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연재게시판)

    한 번 해봐야지, 라면서도 결국 못한 것 중 하나가 있는데 바로 '탈색'.
    그도 그럴 게 탈색을 하면 당장은 머리색이 예쁠지 모르겠지만 그게 몇 주일밖에 가지 않는 데다가 한 번 저지르고 나면 싸리빗자루가 되어버릴 머리카락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이야 비주얼이 자산이니 탈색해 머리카락을 고옵게 물들인 후 트리트먼트를 때려박듯이(?) 해가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철저한 관리를 받을 수 있지만,
    나는 아침에 일어나 드라이를 하고(심지어 드라이계의 무능력자로 통하고 있다! 드라이를 하고 나갔더니 드라이 좀 하라는 말을 듣는 인생......) 1주에 3번 트리트먼트도 겨우 하는 사람이라 탈색 후 삼도천을 건널 머리카락을 수습할 자신이 없었다.
    한마디로 마음에 드는 머리카락을 몇 주라도 즐길 것이냐, 머릿결을 지킬 것이냐!
    ......라는 양자택일의 가혹한 시추에이션 속에서 난 매번 머릿결을 택한 것이다.
    물론 펌과 염색을 여러 번 하는 바람에 도저히 비단결 머리카락이라는 말은 못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바람이 불면 적당히 살랑살랑대고 빗으로 빗으면 빗겨지기는 하니까.
    거기다가 담당 디자이너 언니도 모험을 해보라고 부추기지 않은터라 적당한 선에서 오랜 세월 타협해왔다.
    그래서 이번에 머리를 정돈하러 미용실에 갔을 때, 상담 끝에 일부만 탈색을 해보기로 했다!
    ......가, 몇 분 후 모험을 포기하고 여름을 맞이해 탈색을 하지 않는 선 안에서 가장 밝은 색으로 염색하는 정도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애쉬니 뭐니 하는 컬러를 넣긴 했지만 우리는 잘 알지 않는가.
    탈색하지 않고 염색을 해본들 흐드러지는 햇살 아래 서지 않는 한 그냥 갈색이다.
    뭐, 이렇게 탈색 도전에는 허무하게 실패했지만 언젠가 진짜 내 머리에 담고픈 컬러가 있으면......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갈 때? 음, 어쩐지 여행을 갈 때는 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여행을 떠날 때는 저질러볼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그래놓고 또 무난한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그건 그 때의 내 선택에 맡겨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