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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하면,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한다.

    "혼자 낯선 곳에 가는데 무섭지 않아?"
    "외롭지 않겠어?"
    "혼자 가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음? 어째 하나같이 우려하는 반응들이다.
    물론 코드가 비슷한 친구들은 쌍수를 들고 응원해줬지만.
    아무튼 이런 반응을 들어보니, 몇 년 전 출장으로 갔던 대만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당시에 나는 혼자서 업체의 미팅에 참여하기 위해 급히 대만으로 떠나게 되었다.
    애당초 일로 간 데다가 업체 담당자가 밀착해서 세심하게 서포트를 해준터라 실질적으로는 혼자서 돌아다닐 일이 거의 없었다.
    음식, 관광, 그리고 먹을 것까지 모두 풀 서비스를 제공해줬기 때문.
    단체여행을 가는 어르신들이 이래서 단체여행을 가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꿀같은 일정이었다.
    새끼오리가 빙의된 것처럼 담당자 뒤만 졸졸 따라다니면 뭔가 좋은 것들이 나왔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러다가 딱 하루, 나 혼자 보내야 할 상황이 되었다.
    같이 시간을 못 보내줘서 어쩌냐고 미안해하는 담당자에게 '노 프라블럼'을 호기롭게 외친 뒤, 나는 숙소에 들어가 자료를 뒤져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리 가져간 대만 여행책과 인터넷 자료를 파고 판 끝에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내일의 루트를 정리할 수 있었다.

    다음 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지도를 보며 목적지로 향했다.
    편안하게 안내를 받으며 갈 때와 달리 진짜 모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신난다!
    점점 더 흥이 솟아나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박자를 맞춰 고개를 까딱거리며 길을 따라 걸었다.
    마치 '호빗'에서 빌보가 처음으로 집문을 박차고 나가 모험을 향해 떠나던 그 때처럼, 내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그 이후로는 '코리안?'이라고 물어오는 현지인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경치 좋은 곳을 발견해 벤치에 앉아 한참 멍을 때리기도 하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알고보니 유명한 사원'을 발견해 들어가보기도 했다.
    그 동안 외로웠느냐? 라고 묻는다면......
    아니. 그럴 겨를도 없었다.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걸 제외하면 즐거운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내 앞에 펼쳐지는 미션을 오롯하게 내 힘으로 하나하나 해결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판타지 소설 혹은 게임의 초반부에나 볼 수 있는, 단출한 차림새의 모험가가 된 셈이다.
    물리쳐야 할 마왕이나 레벨업 때문에 쓰러뜨려야 할 잡다한 몬스터는 없지만 내 힘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건, 이렇게 나를 온전하게 던져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싶다.
    때문에 여러 번 혼자서 여행을 다녀보긴 했지만, 이 때 잠시 혼자 돌아다녔던 반나절은 특별하고도 즐거운 추억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길을 잃어 다리가 욱신거릴만큼 헤맨 것조차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으니까.
    이렇게 내 힘으로 만든 하루는 실수조차도 즐거운 추억이 된다.
    이는 나중에 꼭 다시 혼자서 여행을 떠나리라 결심한 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올해의 목표 중 하나는,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