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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Story #01 히어로물의 시작
    Drama&Daily

    안녕하세요, 판야입니다.
    오늘부터 이 공간을 통해 드라마와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 시작을 뭘로 해볼까 고민했는데, '첫 글'과 잘 어울리게 제 '첫 드라마'에 대한 기억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음, 기억을 거슬러 거슬러 또 거슬러 더더더 거슬러......
    내가 처음 봤던 드라마가 뭐더라? 를 돌이켜보니 이 작품이 떠오르더군요.

    추억의 원색 히어로들

    한국에는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이라는 어딘가 직관적인 타이틀로 들어왔는데 원제는 '초신성 플래시맨'으로, 아마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어린이 드라마였을 겁니다.
    당시에 숙제를 다 하거나 시험이 끝나면 부모님이 비디오를 하나씩 빌려주곤 하셨고, 그 때 빌렸던 게 이 작품이었어요.
    그렇게 처음으로 히어로물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강렬한 원색의 전신 타이즈에, 만든 티가 풀풀 나는 괴물들과 심각하게 싸우는 모습이 솔직히 그리 진지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드라마적인 완성도는 어지간한 드라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좋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에요.
    거기다가 꿈과 희망을 줘야 할 어린이 드라마인데 해피 엔딩이 아니라니!
    어릴 때는 새드 엔딩을 보는 게 썩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지만, 성인이 된 후 다시 보니 '드라마 잘 만들었네'라는 감상이 나올만한 엔딩이더군요.
    오히려 지구에서 엄마 아빠를 다 찾고 무사히 눌러 앉아서 Happy ever after, 로 끝났다면 특유의 쓸쓸함, 안타까움이 깃든 여운이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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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르의 드라마는 타깃이 '어린이'기 때문에 세계관이 상당히 심플하다는 게 특징입니다.
    아군은 한없이 선량하고 악당은 한없이 못됐어요.
    그나마 아군 중에서 안티 히어로 체제를 보이는 이가 있긴 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둘 중 하납니다.

    1-본성은 나쁘지 않음→점점 마음을 열게 됨.
    2-개과천선함

    거기 더해 아군이 악당을 물리친다, 는 권선징악의 프레임까지 철옹성처럼 튼실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덕분에 악당이 이길지도 모른다는 팽팽한 긴장감은 사실 없어요.
    한 마디로 어승아. 어차피 승자는 아군이거든요.
    그래서 보는 내내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순수한 어린이들은 그 작은 주먹을 꼭 쥐며 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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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이 어린이들의 절대 지지를 받는 히어로들은, 세계관 특유의 '절대 정의'를 구사하는 덕인지 몰라도 치기를 부릴 때가 많습니다.
    멋들어진 대사를 뱉으며 주먹 꽉 쥐고 적군들 사이로 들어가 싸우기도 하고, 무모하다는 게 뻔히 보이는데 뭔가를 지키겠다며 패기 하나를 믿고 달려들거든요.
    보통 이러면 희생자가 하나 나올 법도 하지만 이것은 꿈과 희망을 주는 어린이 드라마.
    별 희생 없이 적을 타파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다 필요없고 돌격!!!!!!!!!!!!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이러면 '제발 진정해......'라며 잡았겠지만(...)
    재미있는 건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 눈 똑바로 뜨고 싸우는 모습이 멋져보일 때가 있다는 거예요.
    자기 신념에 따라, 자기 마음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은 반짝반짝 빛이 나거든요.
    전 그런 모습을 보는 게 좋았던 거고.
    때문에 '아직도 그런 걸 보고 있냐'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이젠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그리고 앞으로도 이 패기 넘치는 세계를 구경다니느라 앞으로도 계속 분주할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취향이 마블 무비로까지 이어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