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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던 프랑스 영화 "세라비, 이것이 인생!"이 5월 문화의 날에 개봉했다.
    제목 때문에 결혼식과 관련된 로맨틱한 이야기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메인이다.
    결혼식 진행을 통해 내가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사회생활의 고충을 말하는 영화라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가슴 아픈 영화다.
    출근하기 싫은 일요일에 보면 내 자신이 측은해지고, 평일 저녁에 본다면 오늘 하루가 더 피곤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하다 보면 월급날은 오고 언젠가는 목돈으로 퇴직금도 받을 수 있으니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사실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 해도 영화의 주인공 맥스처럼 스트레스로 기절까지는 하지 않은 경우가 많을 테니까.


    17세기의 고성에서 결혼식을 준비하게 된, 업계에서 나름 잘나가는 이벤트 대행사 대표 맥스.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지만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바로 직원 조지앙이다.
    유부남인 맥스는 조지앙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조지앙은 아내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는 맥스에게 화가 나고 이날 하루종일 맥스를 괴롭힌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 직원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문제를 일으키고 맥스는 쉴새없이 뒤처리를 하느라 바쁘다.


    맥스의 처남이자 전직 교사인 줄리앙. 매너 없는 행동을 자주 하는 데다가 쉴새없이 맞춤법을 고쳐주면서 다녀서 맥스를 피곤하게 한다.
    게다가 신부는 줄리앙의 동료이자 썸녀여서 말도 안 되는 행동으로 맥스는 물론 모두를 당황시킨다.
    힘들게도 하지만 꼭 필요할 때는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 혈연은 아니지만 가족같은 그런 존재다.


    원래 오던 밴드가 오지 않아 대타로 오게 된 밴드 리더이자 보컬 제임스.
    노래도 잘 하고 성격도 좋지만 맥스네 매니저와 뜻이 맞지 않아 하루종일 티격태격하면서 맥스를 애태운다.
    막판에는 매니저와 사이가 좋아진 듯도 하지만 그로 인해 더 큰 사고를 치면서 맥스를 힘들게 한다.
    직원들끼리 사이가 나빠도 문제, 너무 좋아도 문제. 중간을 찾는 것은 이처럼 쉽지 않다.


    대타 직원으로 부른 새미는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모두를 곤란하게 하면서 대형 사고를 친다.
    덕분에 맥스를 비롯해 모든 직원은 난리가 나고 다행히 무사히 넘어가게 되지만 그래도 얄미운 캐릭터. 사건의 원인을 알게 되면 전혀 관계 없는 나라도 때려주고 싶을 정도다.


    맥스의 오랜 지인인 사진 작가. 의리로 부르지만 눈치코치없이 행동해서 맥스를 힘들게 한다.
    명색이 사진작가인데 사진은 찍어주지도 않고 뷔페 음식을 함부로 집어먹고 신랑 어머니에게 작업을 하는 등 직업의식은 찾아볼 수가 없다.


    결혼식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문제들은 웬만한 스릴러 못지 않게 긴장감을 안겨준다.
    특히 모든 것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 직원, 즉 사람이 문제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맥스도 관객도 긴장하게 되는 몇몇 장면들이 지나가면서 그럭저럭 마지막 코스인 신랑과 신부의 로맨틱한 장면이 펼쳐진다.
    이때가 되면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마지막까지 관객을 안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매력!!! 과연 어떤 사고가 일어날 것인가!!!!


    설마… 아닐 거야… 하는 과정에서 결혼식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맞이한다.
    내가 사장이라면 아니 직원이라 해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할 정도로 무서운 순간들을 보면, 무거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직원이라는 것을 다행으로 느낄 정도다.


    뜻밖의 해결방법이 나타나 그럭저럭 결혼식을 마무리하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않게 하는 감독의 연출은 놀랍다.
    실제로 감독이 이벤트 회사를 진행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고 하니 더 쫄깃한 느낌.
    '이것이 인생'에서 말하는 '이것'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지만, 모든 세상만사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결과라도 웃으며 끝낼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니 그것이야말로 진짜 인생이려나.


    가끔 혹은 매일 회사에 가기가 싫어질 때가 있다. 흔치 않지만 일이 재미있거나 보람이 넘쳐도 마찬가지다.
    일찍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피폐해지기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하기가 너무 싫다 하더라도 돌봄받을 일 없는 싱글인이라면 충분한 계획 없이 쉽사리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다.
    하지만 맥스처럼 한 회사를 대표하고 있다면 월급을 받는 직장인보다 더 힘들 수 있으니 맘대로 출퇴근하는 사장을 그저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돈을 (아주) 더 많이 벌 지는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그를 보면 사장이라는 직위가 마냥 좋게만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고를 치고도 그저 고개를 숙이고 지시대로 움직이는 직원들을 보면 직원이라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마침내 모든 행사가 끝나고 회사 매각을 고려하던 맥스는 행사를 끝내고 조용히 견적서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마치 직장인이 사표를 서랍 속에 넣어놓고 아무리 만지작거려도 결코 제출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어쩌겠는가. 아무리 일이 힘들고 어려워도 사람들이 괴롭히며 스트레스를 줘도 그것을 극복해야만 하는 것, 인생은 그런 것일 테니까.


    다음 주에 소개할 영화는 '아이 필 프리티(I Feel Pretty)'
    비록 뚱뚱하고 예쁘지는 않을 지 모르지만 빵빵한 글로벌 기업에 다니고 널찍한 집에서 자유롭게 사는 르네.
    영화 속에서 그녀가 'feel'했던 높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고 싶다면 과연 나는 무엇을 'feel'해야 할 지 고민하게 한다.
    코미디언인 에이미 슈머의 연기와 참신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괜찮은 자기계발서 영화로 자신감과 자존감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봤다면 볼만한 영화.

    사진 네이버 영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