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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뱉은 말에 아차,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은 대체로 무척 차갑거나 뜨겁다. 스스로도 이렇게 놀랄 정도니 내 말을 들은 사람 가슴 한 귀퉁이는 타버리거나 얼어버리지 않았을지 걱정된다. 이렇게 우당탕탕 말을 쏟고 나선 한동안 후회의 사금파리 위를 거닌다. 참으로 따끔따끔하다. 이게 다 언어의 온도를 가늠하지 못하고 내뱉은 나의 잘못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언어의 온도’를 가늠하는 일에 능숙해질 법도 하건만 갈 길이 멀어보인다.


    '말과 글에는 나름의 차가움과 따뜻함이 있다'


    저자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해 글을 썼다. 타인의 말과 행동에서 온도를 짚어내기가 쉬운 일이 아닐텐데 그 안에서 온도는 물론, 아름다움까지 담담하게 풀어 쓴 저자의 내공이 감탄스럽다. 또한 작가가 그려 낸 풍경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한 조각을 담았다는 점에서 친숙하게 다가온다. 책은 거울처럼 어제의 나 혹은 오늘의 나를 비춰 보인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일기장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내밀한 감정을 건드릴 쯤, 책은 아마 마지막 페이지를 남겨두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글은 ‘일상’이라는 담백한 소재를 ‘공감’으로 쫄깃하게 빚어내 많은 독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작가는 비스킷처럼 건조하고 다소 무관심한 듯한 “그냥”이라는 말에서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 이면의 의미를 알려주기도 하고, ‘인간은 얄팍한 면이 있어서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착각하기도 한다’며 숨기고 싶은 이면의 속내를 살짝 들춰 보이기도 한다.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혹은 겪어봤을 모든 말과 행동, 그리고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낸 저자는 책의 표지에 이렇게 적었다. “말과 글은 머리에만 남겨지는 게 아닙니다. 가슴에도 새겨집니다. 마음 깊숙이 꽂힌 언어는 지지 않는 꽃입니다. 우리는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살다보면 무뎌 지는 것이 몇 있다. 우리는 흔히 기억을 떠올리지만, 기억과 더불어 '언어의 온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발에만 굳은살이 생기는 게 아니라 마음에도 배기는 것이라서 우리는 가끔, 아무렇지 않게 불덩이나 얼음덩이를 던지고 있지는 않았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